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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아이와 함께 겨울 한라산 등반 후기 영실코스 준비물

by 육지도민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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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입구>

아이와 함께 눈 쌓인 한라산 등산을 하고 싶어서 제주도를 갔다.

한라산은 여러 등산 코스가 있는데 그중에서 윗세 오름까지 갈 수 있고 가장 많이 등산하는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이다.

우리는 이제 막 9살이 된 여자아이와 함께 하는 등산이라 난도가 높지 않으면서 자연경관이 멋진 영실코스를 가게 되었다.

 

한라산 영실코스는 영실 탐방안내소(매표소 주차장)→영실탐방로 입구(영실휴게소)→병풍바위→윗세 오름→남벽분기점이다. 영실 매표소에서 매표 후 영실탐방로 입구인 영실휴게소까지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고 휴게소에 주차 후(주차 자리 협소) 등산을 하기 때문에 3.7km 등산으로 윗세 오름까지 갈 수 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가장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실 휴게소에 주차를 할 수 있는 봄, 여름, 가을의 이야기이다.

 

우리도 아주 쉬운 코스라고 생각하고 갔던 영실코스가 영실 매표소→영실휴게소까지의 구간이 겨울에는 대부분 통제가 된다. 그래서 겨울 한라산 등산으로 영실코스를 갈 때에는 영실 매표소에 주차를 하고 2.5km라는 거리를 더 걸어 올라가야 한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입구>

제주에서 눈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2월에 드디어 새벽에 폭설이 내렸고 우리의 예상대로 한라산은 50cm가 넘는 눈으로 인해 도로 곳곳이 통제가 되었다. 아침 7시부터 등산을 위해 준비해서 한라산 영실 매표소를 향했지만 한라산의 중산간 도로의 통제로 입장이 불가능했고, 8시쯤 해가 뜨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부분의 도로는 정리가 되어 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는 곧장 영실 매표소로 향했다.

 

겨울한라산 등산 전 확인해야할 사항

1. 한라산 등산 코스 통제 여부

겨울 한라산을 등산할 때는 한라산 등산 코스의 통제 여부와 입장 가능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아래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각 코스별로 통제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http://www.jeju.go.kr/hallasan

 

2. 도로 통제 상황 확인

겨울에 폭설로 인해 제주의 중산간 도로는 자주 통제가 된다.

도로교통상황은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알림 마당-교통통제 상황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www.jjpolice.go.kr/jjpolice

 

제주경찰청

 

www.jjpolice.go.kr

제주는 육지와 다르게 갑작스럽게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도로가 정리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계속 통제되는 경우도 있고 통제가 어느 정도 풀리더라도 체인을 끼운 경우에만 이동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겨울에 여행을 할 때에는 체인을 미리 구비해서 트렁크에 가지고 다니기를 추천한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입구>

겨울 한라산 등산 준비물

1. 기능성 등산복

겨울이기 때문에 보온이 되면서 땀 흡수와 배출이 잘 되는 기능성 등산복을 입어야 한다.

특히 산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았다가도 갑자기 비가 오기도 하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2. 등산 모자

산속에서 나무 위에 쌓여있던 눈이 바람에 의해 눈보라가 일면 비가 오듯 머리가 젖기도 하고 귀가 밖으로 노출되면 동상에 걸릴 수 있으니 귀마개가 있는 등산 모자는 필수다. 특히 윗세 오름에 다다르면 햇빛을 바로 받는 구간이기 때문에 창이 있는 것이 좋다.

3. 스패츠

겨울 한라산은 눈이 쌓여있기 때문에 걸으면서 등산화 안으로 눈이 들어가면 양말이 젖게 되고 동상에 걸릴 수 있다.

다른 곳은 움직이고 활동하느라 괜찮은데 발가락이 정말 많이 시리다. 스패츠를 착용하면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4. 등산화와 아이젠

겨울 한라산을 갔을 때 아이젠은 물론이고 등산화까지 착용하지 않고 다니시는 분들을 봤는데 내려가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아주 위험해 보였다. 한라산 백록담까지 가는 코스가 아니라면 성인은 편안한 운동화로도 충분히 윗세 오름은 등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겨울 한라산은 정말 위험하다. 아이젠은 제주의 대형마트에 대부분 판매를 하고 있고 영실 휴게소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5. 마실 물

겨울이라 물을 많이 마사지 않을 것 같아서 넉넉히 들고 가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물이 많이 필요했다.

윗세 오름에는 물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가져갈 수 있으면 최소한 1인 500ml의 물은 챙겨가는 것이 좋다.

6. 등산 스틱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있지 않다면 굳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아이를 생각해서 챙겨갔지만 오히려 짐이었고 등산로 옆의 로프 잡고 내려오는 것이 더 안전했다.

7. 방수장갑

발과 마찬가지로 손가락이 굉장히 시리다. 방수가 되는 장갑으로 가져가야 한다.

8. 사탕이나 초콜릿

오랜 시간 등산을 하다 보면 배고프거나 당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9. 선글라스

윗세 오름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초원 같은 곳이다.

그곳이 모두 눈으로 뒤덮여 있어 햇빛이 반사되어 아주 눈이 부시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10. 쓰레기 봉지

한라산은 국립공원으로 모든 쓰레기는 가지고 와야 한다.

봉지를 챙겨가면 사용한 휴지나 쓰레기를 모아와서 하산 후 버려야 한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오백장군 휴게소>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 가는 구간의 통제로 인해 매표소에 주차를 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휴게소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지루했다. 평소에 5km 정도의 등산은 가뿐히 다닌 아이였지만, 우리 하니는 유난히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눈덩이가 체인에 달라붙어 신발도 무거워지고, 차로 다니는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이다 보니 산속에서처럼 재밌지도 않았다. 여길 오르면서 몇 번을 포기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아까워 영실휴게소까지만이라도 갔다 오자는 생각으로 남편과 앞에서 당기고 뒤에서 밀고 1시간 30분을 걸어 영실휴게소에 도착했다. 이곳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오백장군 휴게소>

아침 9시 30분쯤 영실 매표소에 도착해서 영실휴게소에 오니 11시쯤이었고 배가 고플 것 같아 주먹밥을 하나씩 사 먹었다.

너무 힘들고 배고파서 였는지 꿀맛이었다. 윗세 오름까지 등산하는 사람들은 영실휴게소에서 대부분 주먹밥을 구매해서 가방에 넣어가는 분위기였다.아마도 윗세 오름에 도착해서 먹고 내려올 모양이었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입구>

 

밥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니 거의 12시가 다 되어갔고, 오후 2시부터는 입산 제한되기 때문에 여기서 그냥 내려갈까 했는데 주먹밥을 먹고 기운 차린 우리 아이가 좀 더 가보자고 얘기해서 영실 코스 등산 시작!!!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계곡>

 

한라산 등산 코스 중에서 영실코스는 영실계곡에서 병풍바위 정상 코스를 제외하면 비교적 완만한 코스로 힘들지 않게 설산을 즐길 수 있고 눈이 쌓인 멋진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등산하는 중간에 사진을 찍어가면서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겨울 왕국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막 찍어도 인생 사진이 나온다는 영실 코스이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눈바람>

 

한라산 등산하는 중에 바람이 불면 겨울 왕국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이렇게 나무에 쌓여있던 눈이 떨어지면서 정말 멋진 장관이 펼쳐진다. 이게 현실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등산>

놓칠 수 없으니 사진도 찰칵!!!!

한라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눈이 더 많이 쌓여있었고 간밤에 얼마나 많은 눈이 왔는지 새삼 느껴졌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초등학생 등산>

영실계곡에서 병풍바위로 갈수록 가팔라지기 시작하는데,

평소에도 이 정도는 다니던 아이라 아빠가 조금 도와주니 잘 올라갔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병풍바위길>

그리고 시작된 가파른 병풍바위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원래는 이 길이 나무계단으로 정상까지 이어져있는데, 밤새 내린 폭설로 인해 그냥 오르막길 수준이었다.

원래도 오르막길은 아주 잘 오르는 아이라 올라가는 건 어떡해서든 올라가겠는데,

아이를 데리고 이 길을  어떻게 내려올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병풍바위길>

어른도 힘겹게 올라가는 병풍바위 코스여서 지나가시면서 보시던 분들이 모두 "파이팅!!"을 외쳐 주셨다.

등산 스틱을 많이 챙겨오셨는데, 이 길은 등산로 옆으로 로프가 잘 되어 있어서 등산 스틱보다는 옆에 로프를 이용하는 것이 더 안전해 보였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한라산 영실코스 병풍바위>

새벽엔 폭설이 내렸지만 낮엔 기온이 12도까지 올라가서 따뜻해졌다.

숲길의 나무계단은 눈 덮인 오르막길이 되어버렸지만,

이곳은 눈이 어느 정도 녹아서 물이 흥건한 나무계단 길이 되어있었다.

 

윗세 오름을 1km 남겨두고 병풍바위 꼭대기에서 다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마음 같아서는 윗세 오름까지 가고 싶었지만 얼었던 눈이 녹으면서 완전 빙판길이 되어가고 있었고,

어른들끼리만 갔다면 크게 상관없었지만 평소에도 내리막길은 무서워하는 아이라 내려가는 길이 너무 걱정이 되었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영실코스 즐거운 하산길>

 

아니나 다를까 정말 병풍바위에서 영실계곡까지 내려가는 길의 최악이었다.

사진 한 장조차 찍을 여유가 없었다.

남편은 아이를 잡고 뒤로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데굴데굴 구르고,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우는 아이와

나 자신도 컨트롤하기 힘들어서 옆에 줄을 의지해서 내려와야 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탈출했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하산길>

그래도 병풍바위 쪽만 아니면 정말 수월한 코스인 영실코스!!

내려오고 나니 체력도 시간도 남아서 윗세 오름까지 가볼 걸 하는 후회가 되긴 했지만,

영실 매표소부터 걸어갔던 아이를 생각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했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
<한라산에서 눈사람 만들기>

한라산에서 내려오니 산 아래쪽은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나무 위에 쌓였던 눈도 거의 녹은 상태였다.

 

하니도 아쉬웠는지 겨울 한라산 온 김에 눈사람을 만들고 가겠다고 아빠와 열심히 눈을 굴리고 나뭇잎과 가지로 멋진 눈사람을 완성했다.!

우리가 눈사람을 만들고 내려가니 우리 뒤로 오는 사람들이 눈사람 앞에서 사진 찍는 걸 보고 아주 뿌듯했다.

 

제주살이 하면서 아이와 함께 한 한라산 영실코스 등산이었는데, 윗세 오름까지 못 간 것이 너무너무 아쉬워서

다시 한라산에 폭설이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이번엔 어리목코스로 도전했다.

어리목코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소개하겠다.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 정리

영실 매표소→영실휴게소→윗세 오름→남벽 분기점

영실 매표소:주차 가능(넉넉함), 화장실 있음, 분리수거 가능

영실휴게소:주차 가능(협소함), 매점(간단한 식사, 간식, 카페, 등산용품), 화장실 있음

윗세 오름: 화장실, 대피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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