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라산을 가보고 싶어서 떠났던 겨울의 제주 살이!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새벽에 눈이 왔던 날, 아이와 함께 영실 코스로 겨울 한라산을 등산했었다. 초등학생 저학년인 우리 하니는 갓 9살이 되었고, 체격도 작은 아이이지만 평소에 뒷산을 자주 등산하면서 체력을 키워 났기 때문에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겨울 한라산 영실코스는 만만하지 않았다. 밤 사이 폭설로 인해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 가는 길이 통제되면서 2.4km 거리를 더 걸어서 올라가야 했고, 눈으로 인해 영실코스의 병풍바위 코스 길이 너무 험해서 중도에 포기하고 내려왔다. 제주 살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눈 오는 날이 있었고, 이번에는 어리목 코스로 겨울 한라산을 등산하게 되었다.
한라산 등산코스 탐방로
한라산 등산 코스에는 7개가 있다.
먼저 한라산 정상이 백록담까지 가는 관음사 탐방로, 성판악탐방로가 있다. 이 두 코스는 사전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미리 예약해야 등산이 가능하다. 관음사 탐방로는 편도 8.7km로 5시간 정도 소요되고, 성판악 탐방로는 편도 9.6km로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한라산의 윗세 오름까지 가는 코스는 어리목 탐방로, 영실탐방로, 돈내코 탐방로가 있다. 어리목 탐방로는 편도 6.8km로 3시간 소요되고, 영실 탐방로는 편도 5.8km로 2시간 30분, 돈내코 탐방로는 남벽분기점을 지나 윗세 오름으로 오르기 때문에 편도 9.1km로 4시간 30분 소요된다.
그 외에도 한라산을 가볍게 등산해 볼 수 있는 어승생악 탐방로와 석굴암 탐방로가 있다. 어승생악 탐방로는 1.3km로 30분, 석굴암 탐방로는 1.5km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어리목 코스
어리목 탐방 안내소→사제비 동산→만세 동산→윗세 오름→남벽 분기점
어리목→윗세 오름(4.7km)→남벽 분기점(6,8km)
춘추 절기(9,10월) 5:30부터 탐방 가능/ 14:00부터 입산이 제한/ 윗세 오름 안내소에서 16:00 하산
대피소: 윗세 오름 대피소
매점:없음(어리목 입구 자판기이용)
화장실: 어리목 입구(주차장), 윗세오름 대피소
주차: 어리목 입구 주차 가능(만 차시 주차 불가능)
교통: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 방면(1100 도로) 시외버스 240번 이용(35분)/ 어리목 입구에서 하차 후 도보 15분
어리목코스는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입구(해발 970m)에서 시작하여 어리목계곡, 사제비동산(해발 1423m), 만세동산(해발 1606m), 윗세 오름 대피소(해발 1700m), 남벽 순환로를 거쳐 남벽 분기점(해발 16000m)까지 이어지는 총 6.8km의 탐방로이며 편도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구간이다. 어리목코스는 윗세 오름에서 영실코스와 돈내코 코스로 하산이 가능하다.
어리목코스는 어리목 탐방안내소에서 완만한 구간인 어리목계곡을 지나면 어리목계곡에서 사제비동산까지 약 2km 구간은 급격한 경사 구간이고, 사제비동산에서 만세동산까지 약 1km 구간 역시 다소 힘든 구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요구되는 등산 코스이다. 하지만 만세동산에서 윗세 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까지는 완만한 평탄형으로 백록담 남쪽 화구벽과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겨울 어리목 코스 후기
한라산 등산으로 어리목코스와 영실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그중에서도 절경이 아름다우면서 다소 쉬운 영실코스로 많이 등산하는데 겨울 영실코스는 달랐다. 겨울에는 눈으로 인해서 영실 휴게소까지 가는 구간이 통제되는 경우가 많아서 등산하는 구간이 훨씬 길어진다. 그래서 처음에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영실코스를 오르다 중도 포기했다. 두 번째 도전한 것이 어리목코스인데, 어리목코스는 급경사 구간이 3km 정도로 아주 길어서 어른들도 힘들어하는 코스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저학년의 여자아이인 우리 하니는 체력이 좋은 편이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아침 7시에 어리목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공간이 많이 있었다. 주차 후 간단하게 챙겨 온 아침을 차에서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옷과 장비를 챙겨서 8시에 출발했다. 예상대로 입구에서 어리목 계곡까지는 아주 완만한 산책로 길이었다. 어리목계곡 입구에서부터 가파른 경사 구간이 시작되었는데, 이 구간은 원래 계단이지만, 계속된 폭설로 인해 가파른 오르막길이었다. 우리는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어서 오를 수 있었지만, 영실코스와 다르게 어리목코스는 아이젠 없이는 절대 오를 수 없는 코스였다. 어리목계곡에서 만세동산까지 약 3km의 급격한 오르막 구간이 생각보다 너무 가파르고 힘든 구간이었다. 다행이라면 가는 길 중간에 쉴 수 있는 평상이 있어서 힘들어하는 하니의 체력을 생각해서 쉬엄쉬엄 올랐다. 이 구간은 평소에 등산을 하는 어른인 우리도 힘들었다. 긴 오르막길을 지나니 사제비 샘에 도착했다. 이곳은 원래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인데 건기 시에는 샘이 마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겨울이라 당연히 다 얼어 식수는 구할 수 없었지만 잠시 쉬어갈 수는 있었다.
만세동산까지 오르면 윗세 오름까지 가는 길은 아주 평탄한 길이다. 하지만 이미 체력을 많이 소비한 데다 폭설로 길이 눈으로 덮여있다 보니 평지를 걷는 것이지만 아주 힘들게 느껴졌다. 이 구간이 1.5km 정도인데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또한 숲길이 아니다 보니 햇빛이 아주 강했고, 눈에 빛이 반사되어 아주 눈부심이 심했다. 걷다 보니 점점 한라산의 백록담 벽이 보이기 시작했고 윗세 오름에 도착했다. 윗세 오름에서 남벽분기점까지 2.1km인데, 보통 윗세 오름까지만 가는 경우가 많고, 어리목코스로 등산해서 윗세 오름에서 영실코스로 하산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겨울 영실코스는 정말 최악이었고,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어리목코스로 하산했다. 어리목코스의 하산하는 길은 영실코스 하산길보다 훨씬 좋았다. 영실코스는 병풍바위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의 계단도 가파를뿐더러 눈으로 길이 다 덮이면서 아주 심한 경사 구간이 굉장히 위험했는데, 어리목코스는 눈으로 다 덮였지만 충분히 내려갈 수 있는 내리막길로 된 하산길이라 아이젠만 있으면 힘들지 않게 하산이 가능했다.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이라면 어리목코스보다는 영실코스가 훨씬 쉽게 윗세 오름까지 등산이 가능하지만, 겨울의 한라산 특히, 폭설이 내린 설산을 등산할 때는 어리목코스가 조금 더 가기 수월했던 것 같다. 그리고 겨울의 산행은 눈이 없을 때와 확연히 다르고 1.5배는 더 힘들고 체력 소모도 많은 것 같다. 초등학생 저학년의 아이와 함께 한라산 설산 등산을 준비 중이라면 꼼꼼하게 잘 챙겨서 다녀와야 한다. 한라산 어리목코스를 갔다 와보니 날씨에 맞는 등산복은 물론이고 아이젠, 스패츠, 등산 모자, 선글라스, 장갑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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